녹색성장 위한 기계설비
관련법안은 필수
1992년 유엔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되면서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환경론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전 지구적 과제로 대두되었고, 지난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여 고유가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21세기 세계 각국들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있다. 조만간 고갈될지 모를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산업구조를 조정하는 등,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녹색기술(Green technology)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새 정부 출범 시부터 저탄소 녹색성장을 미래비전으로 제시하고, 녹색기술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아 4만불 시대로의 진입을 목표로 녹색성장계획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발맞추어 건설 산업분야에서도 녹색기술을 접목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온실가스를 절감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질적으로 시설물·건축물·산업설비 등에서 에너지소비 주체로서 핵심역할을 수행하는 기계설비에 대한 기술기준 및 관리체계는 부재한 실정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겠지만, 기계설비는 인체에 비유하면 두뇌, 신경, 순환기, 혈관 등에 해당된다. 냉·난방, 급수·급탕, 환기·공조 설비, 자동제어, 크린룸 설비 등을 수행하면서 건축물과 산업현장에 깨끗한 환경과 생명을 부여하고 있다.
최근 최첨단 기술이 건설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기계설비 공사비는 일반건축물에 20%정도, 병원 및 첨단 인텔리전트빌딩에서는 3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LCD·반도체·크린룸 등 산업설비에서는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기계설비가 녹색성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에너지소비 주체인 기계설비가 에너지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에 직접적인 관련성을 갖기 때문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가 전체 에너지소비량의 약 37%(금액으로 환산 시 약 342억불)가 설비관련부문에서 소비되고 있다. 또한 건축물의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 중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체 비용의 약 80%를 차지하며, 이는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기계설비의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통해서 절감이 가능하다.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하여 본 의원은 지난 7월 13일 여·야 의원 41명과 함께 에너지 절감을 통한 녹색성장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계설비의 시공품질 및 유지관리를 효율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기계설비시공·관리기준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본 제정안에는 기계설비의 정밀시공과 품질향상을 위하여 국토해양부장관은 기계설비 발전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기계설비가 성실히 시공되고 철저히 유지관리 될 수 있도록 기계설비 시공·품질기준과 유지관리기준을 규정토록 하였다.
이번 제정안을 통해 기계설비의 사용에너지를 절감함으로써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일조하고, 관련분야의 전문기술인력 양성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며 기계설비의 성실시공과 철저한 유지관리로 건축물 생애주기비용이 절감되는 등 국가 경쟁력 강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 제정안이 조속한 시일 내에 통과되어 기계설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