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건물의 골칫거리 ‘연돌현상(Stack Effect)’
겨울철 건물의 골칫거리 ‘연돌현상(Stack Ef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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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1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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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쌀쌀한 겨울의 문턱에 와 있다. 요즘과 같은 계절에 승강기 이용자라면 가끔 건물에 들어가다 이런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지하주차장에서 건물내부로 들어가는 문이 바람 때문에 안 닫히거나 승강기 문이 닫히지 않아서 승강기가 출발하지 못하는 경우, 또 건물 어디에선가 휘파람소리 같은 소음이 들리는 경우 등 .

최근 신도림의 한 건물은 겨울에 준공시점을 맞춰 오픈을 했는데 연돌현상이 발생하여 바람이 갑자기 로비로 들이닥치는 바람에 로비 천정에 설치된 고가의 조명이 파손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관리자들이 크게 당황하였고, 결국 완벽한 해결점은 찾지 못하고 임시로 수습만 해놓은 상태로 건물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연돌현상은 건물 준공 후에 문제가 발생해야만 알 수 있는 현상이므로 건축설계 단계나 시공 단계에서는 간과하고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 건축주나 세입자들의 품질 요구수준이 높아져서 신축하는 건물의 경우 건축설계 및 시공단계에 연돌현상에 대한 검토 및 대책을 반영하여 공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초고층 빌딩의 경우에는 건축심의에 포함되어 필히 검토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건물외부의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고 건물 내부는 영상 20도 이상 올리게 되는데 이럴 때 대부분의 건물에서는 지하층 출입문, 엘리베이터 출입문, 비상계단 출입문, 건물 주 출입구 등에서 귀신소리 같은 바람소리가 나고 문이 안 닫혀서 손으로 세게 밀어야 겨우 닫히거나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닫을 수가 없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심각한 건물의 경우는 겨울철에 항상 이런 문제가 발생해 건물 내에 상주하는 사람이나 방문객에게 많은 불쾌감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건물의 관리자, 건축주, 시공사 또는 건축설계사무소 등에서 연돌 현상에 대한 문제점을 호소하며 연돌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컨설팅을 자사로 의뢰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보통 고층건물에서만 발생할 것이라고 알고 있으나 실제로는 3층의 낮은 건물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연돌 현상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 건물주들은 어떻게 할 줄 몰라 곤란을 겪게 되는 일이 많다.

실제로 송도의 한 초고층건물은 미국 건축사에 의해 설계된 건물임에도 이러한 연돌현상에 대하여 전혀 고려되지 않아 지금도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 겨울이 되면 출입문이 안 닫히고 바람이 심하게 들어와 승강기 도어가 안 닫히는 등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는 것. 입주자 측에서 시공사에 아무리 수정요구를 하여도 해결이 되지 않고 지하에 도어를 추가 설치하는 등 여러가지 추가시공을 하였는데도 해결이 되지 않아 결국은 이용자들만 불편한 상태로 운행되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연돌현상이라는 것이 건물의 일부에서만의 문제가 아니고 건물 외피에서부터 출입문, 창문, 내부구획 등 건물 전체의 모든 조합이 연결되어 일어나므로 이 모든 것들이 건축설계 시 반영되지 않으면 결국 준공 후 문제가 발생하고 그때는 이미 수정이 불가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현재까지 건축설계 시 연돌현상이 반영된 건물은 극히 드물어 겨울철이 되면 건물 관리자들은 항상 이 연돌현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연돌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으로 ‘연돌현상 컨설팅’이 최근 현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연돌현상 컨설팅은 기존 건물과 신축건물의 경우로 나눠진다. 기존 건물의 경우, 건물의 문제점과 취약부위를 실측 및 조사하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현재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등 여러가지 대안을 도출해 낸다. 도출된 제안에 대한 시뮬레이션분석을 통하여 해결 정도 및 해결여부를 검토하고 가장 최적의 대안을 선정하여 반영한 후 실측을 통하여 해결 여부를 검증하는 등 컨설팅을 수행한다.

신축공사의 경우는 건축도면을 분석하여 취약부위를 도출하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하여 모델링을 실시 한 후에 문제점 및 취약부위를 확인하고 대책안을 도출한다. 이어 대안에 대한 반영 가능성 여부를 시공 팀과 협의 후 가능한 최적안을 결정하여 반영된 안에 대한 시뮬레이션분석을 통해 문제점 해결여부를 확인한다.

이렇게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연돌현상 발생 여부를 검증한 후 건축설계와 시공을 하게 되면 준공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연돌현상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 할 수 있다. 연돌현상의 해결방법은 단순히 건물의 일부 부위만을 해결한다고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건물의 외피에서부터 건물내의 모든 부위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결방법도 건물의 모든 부위를 복합적으로 검토하여 해결안을 도출하고 시뮬레이션 분석으로 검증해야만 개선이 가능한 것이다.

다가오는 겨울,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건물의 연돌현상을 사전에 검토하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박응구 대표 : 코리아엘리베이터컨설팅 대표이사, 한국엘리베이터기술연구소장, 한국초고층건축기술포럼 수직운송분과위원장, 건설기술인클럽 회장, 한국엘리베이터기술협회 회장, 대한설비공학회 운송설비 전문위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기술평가위원,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 자문위원, 한국승강기대학교 교육과정개발 산업체 전문가 위촉,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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