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국토위 국감, "民生은 없었다"
대장동 의혹 놓고 與野 충돌...'정치 국감'. '물 국감' 오명 남겨 부동산값 폭등, 전월세 대책 등 주거 안정 논의 '찔끔'..'정책 질의' 뒷전 건설업계 직격탄 '중대재해처벌법 모호성' 논의 조차 안돼
[건설이코노미뉴스]막내린 21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민생'은 없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진행되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국정 운영에 대한 검증은 사라지고, 이른바 '대장동 국감'이 모든 정책적 이슈를 뒤 덮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20여개에 이르는 국회 상임위원회 중 서민의 민생과 가장 밀접한 국토위의 경우 국감 첫 날(10월 5일) 대장동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 간 파행으로 이어진 가운데 마지막 날인 21일까지 '정책 질의'는 뒷전으로 밀린 '알맹이 없는 국감'으로 막을 내렸다.
실제, 3주간에 걸친 국토위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대장지구 개발사업’ 관련 특검 도입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 파행으로 이어지며, 소관 부처인 국토부에 대한 '정책 질의'는 실종되고 소위 '물 국감현장'이 돼 버렸다.
사실, 이번 국토위 국감에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집값 급등' 문제가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예견 됐었다.
현재 정부가 수도권의 아파트값 안정을 위해 8·4, 2·4 공급대책, 사전청약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수요자의 불안감을 키워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자금 마련)' 등 부작용만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토위 일부 야당 의원들의 '찔끔' 질의에 그치면서 국토부 국감에서 부동산 정책이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한 부분은 크게 아쉬운 대목이다. 때문에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정책 국감'이 실종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아쉬운 부분은 '광주 학동 건물붕괴 참사' 사태다. 지난 7일 국토위 국정감사에서는 '광주 붕괴 참사' 현장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권순호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질타가 이어지긴 했지만, 여야 의원들의 호통과 고성만 난무 했을 뿐 생산성 있는 국감은 아니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국토위는 참사 사고 이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불법재하도급 등 대책 및 제도 마련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됐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성과는 낙제점 수준이었다.
내년 1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언급 조차 없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 및 CEO 등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산업계 사망·사고의 절반이 넘게 발생하는 건설업계의 직격탄이 예고 되는 가운데 법의 모호성 논란이 일고 있지만, 논의 조차 되지 못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토위가 다뤄야 할 주요 정책적 이슈는 수두룩하다. 큰 골자만 짚어봐도, 온 나라가 홍역을 앓고 있는 △부동산값 폭등 △광주 건물붕괴 참사 △임대차 3법 보완책 △3기 신도시 등 공급대책 △일자리 창출 △국토균형발전 △중대재해처벌법 △교통약자 제도 개선 △공인중개사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시급히 다뤄야 할 중차대한 현안사항들이 줄줄이다.
이들 모두 '민생'을 위해 챙겨야할 현안들이다. 그럼에도 국토위는 일년에 한번 찾아 오는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매몰되면서 '정책 국감'은 사라진 '속빈 국감'이란 오명을 역사에 남기게 됐다.
<국감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