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핫이슈 ‘물 부족’ 해결하려면

이병욱 환경부 차관

2010-03-31     .

1992년 UN총회에서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선포한 이후 올해 18번째를 맞이한 물의 날 주제는 바로 ‘물 살리기’이다. 그러나 수도꼭지만 틀면 쏟아져 나오는 깨끗한 물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대부분이 이 같은 전 지구적 주제를 과연 공감할 수 있을까 염려된다.

인구증가, 도시 거대화, 산업화로 물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전 세계가 물 부족의 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급격한 기후변화나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는 물 부족과 함께 재산피해와 질병까지 동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UN은 2025년 세계 물 부족 인구가 3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라 불리며 물 좋기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로 수자원 이용측면에서 불리한 자연여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계절별, 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심하고 국토의 지리적 특성상 국지형 홍수가 동시에 발생해 재산과 환경에 큰 피해가 일어나기 쉬우며, 갈수기에는 지나치게 물이 적어 심각한 하천오염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지표수 의존률이 90%에 이를 정도로 높다보니 수질오염사고가 나면 그 대응이 쉽지 않다.

정부에서는 하천을 되살려 물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물부족에 대비해 물그릇을 키우고 홍수 등의 재난을 방지함과 동시에 수질개선과 건강한 수생태계를 조성하는 등의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수질오염에 영향이 큰 비점오염원을 집중 관리하고 유역관리를 강화하는 등 하천 수질을 개선하는 것도 포함된다. 또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생태관광 활성 및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녹색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물론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 선행해야 할 일은 ‘있는 물부터 아끼는 것’이다. 수도관의 노후 등으로 아까운 수돗물이 새는 것을 막는 개량사업과 버려지는 물을 재이용하는 사업, 절수기기의 보급을 확대하는 방법 등 적극적인 물절약 방안을 추진하여 깨끗하고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하고자 한다.

특히 물이 부족한 지역에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고 지역 간의 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수도사업을 광역화하고 물 과부족에 따른 지역간 물 이동을 촉진할 계획이며, 상수도 보급의 확충과 수도요금부담 경감 등으로 서민생활을 안정시키는 물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또한 앞으로 ‘블루골드’가 될 물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활성화하고 물산업 기술개발 지원을 강화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채 소비해 왔다. 모쪼록 물의 절약과 효율적인 이용을 통해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해 나감으로써 녹색성장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범국가적인 노력을 꾀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