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치료, 한방으로 이렇게 한다
▲스트레스 및 정신질환의 관계 = 사람은 누구나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자극’이 만성화되면 마음의 조화만 깨지는 게 아니라 몸에도 영향이 오게 되어있다. 사람의 몸과 정신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의 피폐함을 넘어서서 신체적인 이상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비정상적으로 몸에 이상이 생긴다.
▲스트레스로 초래될 수 있는 각종 정신질환들 = 인간을 포함한 거의 모든 생명체는 내부에 생체시계가 있어 수면과 신체 대사율, 호르몬 분비, 혈압 등 생리현상 대부분이 하루 주기의 리듬으로 유지된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장기적으로 받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대표적인 것으로는 부신에서 분비되는 코티졸이 있다)이 생체리듬을 엉망으로 만든다. 맥박, 혈압, 호흡이 빨라지고, 뇌,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량은 늘어나고 피부와 오장육부로 가는 혈류는 감소하며, 혈액 중에 콜레스테롤, 지방, 당 성분은 늘어나서 장기적으로는 면역력까지 떨어지게 된다. 두통, 소화불량, 위궤양, 과민성 대장증후군, 각종 피부질환, 당뇨, 갑상선 질환, 불면증, 우울증, 감염성 질환, 탈모, 생리통, 무월경, 불임, 비만, 성기능 저하, 공황장애등이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들이며, 심장병의 75%도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으며, 암과 중풍도 스트레스와 깊은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 관련 정신질환의 예방법과 치료법 = 본원에서는 스트레스성 질병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우울증, 공황장애, 스트레스성 불면증, 신경성 고혈압, 신경성 위장질환, 과민성 대장증상, 자율신경실조증 등을 진료하고 있다. 본원에서 스트레스 질병을 치료해온 방법은 전통 한의학(침, 뜸, 한약, 추나요법)과 심리상담(NLP, 시간선 치료, 최면)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침, 뜸, 한약요법은 전통적인 한의 치료로서 예로부터 스트레스성 질병 치료에 주로 사용되어온 방법이다. 스트레스를 받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오지 않을 때, 가슴이 답답할 때, 뒷목이 뻣뻣해질 때 심포경락(心包經絡), 심경락(心經絡) 등을 따라 침, 뜸 치료를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혀주는 귀비탕(歸脾湯)이나 안신탕(安神湯) 등의 한약을 처방하는 등의 방법이다.
추나요법(推拿療法)은 밀고 당기고 늘리는 등의 수기(手技)를 통해 전통적인 물리 성질을 응용한 치료방법으로 인체에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자율신경계의 balance를 맞춰주어 자체 저항력과 활동력을 왕성하게 해주는 요법이다. 척추를 따라 분포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자극해서 balance를 맞춰주는 방법이기 때문에, 신경성으로 인한 스트레스 질병의 치료에 유효하며, 특히 교감신경이 과하게 긴장되어 나타나는 불면증, 신경성 고혈압, 공황장애 등의 스트레스성 질병에 효과가 좋다. 추나요법은 침이나 한약 요법의 보완요법의 하나로 응용하고 있다.
심리상담은 위와 같은 전통 한의학 치료방법의 보완을 위해 도입한 보조 기법으로, 본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NLP(Neuro Linguistic Programming: 신경언어 프로그래밍), 시간선 치료(Time line Therapy), 에릭슨 최면 등이다. 심리치료는 개인의 잠재의식 속에서 자리잡고 있는 부정적 정서(분노, 슬픔, 불안, 죄책감 등)를 해결하는 데 효과가 있는데, 환자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질병의 근본원인을 스스로 깨닫게 하므로써 환자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motive를 치료자가 만들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관련 진료 사례 = 회사원 D씨(35세, 남)가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본원을 찾았다. 본원에 내원하기 일 년 전부터 심각한 공황장애 발작이 여러 차례 있었고, 그동안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는 다 해보았고, 최근까지 신경정신과에서 치료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오고 있던 참이었다. 본원 내원 전 두세 달 동안은 심각한 발작은 없었지만, 간간이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증상이 불규칙하게 있어서 예전처럼 갑자기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했다.
D씨에게는 세 달간 침, 뜸, 한약처방과 추나요법을 실시하다. 치료 받는 동안 별다른 발작이 없었을 뿐 아니라, 치료 세 달 만에 증상이 거의 소실되어 치료를 종결하였다. D씨는 소양인으로 상열감이 잘 생기고, 불안, 공황증이 쉽게 생길 수 있는 체질이므로, 하루 두 번 정해진 시간에 “명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도록 권했다.
C씨(30세, 여)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스트레스 받거나 긴장을 하면 악화되는 신경성 위장병을 앓아왔으며, 직장 입사 후 스트레스가 심해서 증상이 악화 호전을 반복하던 때에 본원에서 가끔 침치료만 받고 갔었다. 2년여 쯤 내원하지 않았다가 어느날 다시 본원을 찾은 C씨는 그동안 증상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오래동안 받아왔었다고 했다. 그녀의 증상은 신경성 위장증상 외에도 만성 변비, 불면증 등 다양한 유형의 스트레스 질환이 동시에 있었고, 극도로 예민한 상태였다. 우선, C씨의 체질인 소음인 체질에 맞는 체질 식단을 권했고, 4개월간의 침, 뜸, 한약, 추나요법과 심리치료(NLP 요법)를 통해 신체의 회복은 물론, 자신감도 얻을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치료를 종결했던 시점에는 소화 상태와 대변, 수면 상태 모두 많이 호전되었다.
▲그 외 하고 싶은 말 =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인 증상은 크게 “불안, 분노, 우울”로 나타나며, 육체적인 증상은 가볍게는 근육 긴장, 면역력 저하, 심하게는 뇌졸중, 협심증, 사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스트레스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이에 대한 각자의 반응 때문이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스트레스를 잘 견뎌 낼 수 있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스트레스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의 원인을 바라보는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 신념 등을 변화시켜서 좀 더 여유있게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것이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로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는 ‘몸에 좋은 색깔음식50’, ‘내 몸에 스마일’, ‘샐러리맨 구출하기’, ‘스트레스 제로기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