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승강기협회,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비 “홍콩의 1/10 수준”
대한승강기협회,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비 “홍콩의 1/10 수준”
  • 이태영 기자
  • 승인 2024.10.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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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안전 위협 수준”...공동주택 유지관리비 분석 결과 발표
최저가 낙찰 ‘악순환’…표준품셈 마련, 유지관리비 현실화 시급

[건설이코노미뉴스] 국내 공동주택 승강기 유지관리비용이 홍콩의 1/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최저가낙찰제로 인한 유지관리 품질 저하로 이용자 안전 위협 및 근로환경 악화가 악순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대한승강기협회(이하 협회)는 2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서 국내 공동주택 승강기의 유지관리비 낙찰현황을 분석, 발표했다.

협회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경쟁입찰 총 2774건과 수의계약 총 5752건을 표본으로 지역별 경쟁입찰과 수의계약, 연도별 평균 유지관리비와 표준유지관리비를 비교, 분석해 현재 국내 공동주택 승강기의 유지관리비 실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경쟁입찰과 수의계약의 3개년도 평균 유지관리비가 표준유지관리비의 약 45.5% 수준으로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분석 결과에서 2023년도 승강기 유지관리 비용의 증가율은 평균 5.3%에 그쳐, 같은해 건설공사비 지수 상승률 약 6.1%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협회는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비를 홍콩과 비교한 결과도 발표했다. 비교 자료에서 홍콩의 2022년도 승강기 보유대수는 약 7만1000대로 같은 해 국내 승강기 보유대수의 약 1/10 수준이나,홍콩의 대당 승강기 평균 유지관리비는 4751~5430 홍콩 달러(약 769,000원~878,000원)로 국내 승강기 평균 유지관리비보다 약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정부에 승강기안전공단이 매년 공표하는 표준유지관리비의 최소 70%가 보장돼야 승강기 안전이 담보될 수 있다고 건의해 왔다. 실제로 이번 발표를 통해 승강기 유지관리업체의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강기 유지관리는 승강기 보유대수 84만대 시대에서 승강기 고장과 사고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는데 필수요소이다. 그러나, 최저가낙찰에 의한 터무니없이 낮은 유지관리비는 승강기 유지관리 업체 경영난, 유지관리 품질 저하로 인한 고장 및 사고 증가 우려 등 이용자 안전이 위협 받는 악순환만 반복되며, 법에서 정한 2인 1조 점검 의무도 준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최저가낙찰제로 인한 피해는 이용자와 근로자, 업계 모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지관리업체 선정방식을 최저낙찰제에서 적격심사제로의 변경을 업계가 꾸준히 요구해 왔으나, 이번 분석 결과 경쟁입찰에서 적격심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53.9%로 46.1%인 최저낙찰제보다 많으나, 적격심사에서도 최저가 낙찰이 67.5%에 달해 업체들이 기술력과 고급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동주택관리법에서 정한 유지관리업체 선정 평가기준의 배점(입찰가격 30점)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 이민권 상근부회장은 “이번 발표가 공동주택에 국한한 것이지만,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비 현실이 어떠한지 나타낸 것”이라며 “최저낙찰제에 의한 저가의 유지관리비는 유지관리 품질 저하를 초래해 승강기 이용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고 지적했다.

이어 “승강기 업계를 위한 표준품셈 마련과 유지관리비 현실화가 절실하다”며 “최고의 승강기 안전과 이용자 보호, 생태계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해 하루빨리 정부와 관리주체, 업계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